"원래 계속 간 수치가 조금 높았었어요." - 비숑의 담낭 점액종 치료 케이스

안녕하세요, SD동물의료센터입니다. :)

오늘은 담낭 점액종 환자의 진단부터 수술, 수술 후 회복까지의 케이스를 포스팅하겠습니다. 보호자분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원래 간 수치가 조금 높긴 했어요.",

"가끔 토하긴 했는데, 심한 건 아니었어요.",

"나이가 있어서 그런 줄 알았어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아이도 정확히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겉으로는 크게 아파 보이지 않지만, 몸 안에서는 이미 위험한 상황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해당 케이스는 #SD동물의료센터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강아지 해당 환자 정보]

견종을 바탕으로 생성된 AI 이미지

견종을 바탕으로 생성된 ai 이미지입니다.

나이 : 13살

체중 : 8.9kg

견종 : 비숑 프리제

가끔 토하는 노령견

"나이 들면 원래 좀 토하지 않나요?"

보호자님들이 정말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물론 노령견에서 소화기 증상이 잦아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구토, 특히 끈적한 점액이 섞인 구토가 있다면 단순한 소화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번 아이도 처음엔 사료토를 반복하고 식욕이 조금 떨어진 정도였고, 보호자분께서도 "나이가 있으니까 그러려니" 하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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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점액종이란 무엇인가요?

담낭과 담도, 간을 설명하는 이미지

담낭과 담도, 간을 설명하는 이미지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해두는 작은 주머니입니다. 담즙은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지방을 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소화액인데, 평소에는 담낭에 모여있다가 음식들이 들어오면 담도라는 관을 통해 장으로 흘러갑니다. 쉽게 말하면 담낭은 담즙을 보관하는 창고, 담도는 그 창고에서 장까지 이어진 통로입니다.

그런데 이 담낭 안의 담즙이 점점 끈끈해지고 젤리처럼 굳어버리면, 담낭이 정상적으로 수축하고 담즙을 내보내는 기능을 잃게 됩니다. 이 상태를 담낭점액종이라고 합니다. 이후엔 편하게 담낭점액종으로 부르겠습니다. :)

담낭점액종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담낭 안이 끈적해지는 것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점액성 담즙이 담낭을 가득 채우면 담낭이 점점 팽창하고, 심한 경우 담즙이 빠져나가는 담도까지 막혀버릴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면 담낭이 터지는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그 시점에는 응급 수술이 필요한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

그럼, 담낭점액종이 진행되는 아이의 몸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요?

이번 아이는 내원 당시 담낭점액종과 함께 간 외 담도 폐색(EHBO)이 의심되는 상태였습니다. 쉽게 풀면,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장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그 통로가 막히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담즙이 흐르지 못하면 계속 생산은 되지만 배출은 되지 않아 점점 부풀어 오르며 압력이 생기고, 그 압박이 간과 담도 전체에 부담을 줍니다. 마치 물이 흘러야 할 호스를 막았을 때 압력이 역으로 쌓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그 결과로 혈액검사에서 빌리루빈, 간 수치, 염증수치가 올라가게 됩니다.

총 빌리루빈 수치 3.1

총 빌리루빈 수치 3.1

높아져있는 간 수치들

높아져있는 간 수치들

ALP 수치 3200 이상

ALP 수치 3200 이상

실제로 이 아이는 총 빌리루빈 수치가 3.1까지 상승했고, ALP는 3000 이상으로 매우 높게 확인되었습니다. CRP라는 염증수치도 70까지 올라가 있어 몸 안에서 강한 염증 반응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그냥 가끔 토하는 노령견처럼 보였지만, 몸 안에서는 담즙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위험한 상황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이런 증상이 보인다면 꼭 확인해 주세요!

담낭 점액종은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분 입장에서는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노령성 변화처럼 보일 수 있어서,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 질환이기도 합니다.

아래 증상 중 하나라도 반복된다면 꼭 검진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반복적인 구토 - 특히 끈적하고 점액이 섞인 구토

  • 식욕저하 및 활력 감소

  • 배를 불편해하는 모습

  • 물을 평소보다 많이 마심

  • 황달 - 눈 흰자나 잇몸이 노랗게 변하는 증상

  • 혈액검사에서 간 수치 반복 상승

  • 갑작스러운 컨디션 저하

이번 아이도 처음에는 사료토와 식욕저하가 주된 증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단순 위장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담낭 질환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환자 이야기

이번 환자는 13살, 9킬로에 가까운 비숑 아이였습니다. 얼마 전, 사료토를 한 뒤 괜찮아지는 듯했지만, 다시 아침에 심한 구토를 했습니다. 구토물은 끈적하고 점액이 섞여있고, 보호자분께서 아이가 평소보다 불편해 보인다고 느끼셨습니다.

지역 병원에서 담낭염과 담낭점액종이 의심되어 저희 #SD동물의료센터 로 의뢰되었고, 추가 검사와 입원 치료를 진행하였습니다. 검사상 담낭점액종이 확인되었고, 담도 폐색 및 담낭 파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내과적 치료만으로 기다리기에는 위험성이 있어, 보호자 분과 충분한 상담 이후 담낭 절제술과 담도 개통성 확인 수술을 계획했습니다.

담낭 점액종의 진단 방법

담낭 점액종은 복부 초음파로 먼저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낭 안이 별 모양 또는 키워 단면처럼 보이는 특징적인 소견이 있어, 숙련된 수의사라면 초음파 만으로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해당 환자의 담낭 초음파 사진
해당 환자의 담낭 초음파 사진

해당 환자의 담낭 초음파 사진

다른 환자의 담낭 초음파 사진 (좌) 담낭 담도염 / (우) 담낭 슬러지
다른 환자의 담낭 초음파 사진 (좌) 담낭 담도염 / (우) 담낭 슬러지

다른 환자의 담낭 초음파 사진

(좌) 담낭 담도염 / (우) 담낭 슬러지

다만 담도 폐색 여부나 주변 장기와의 관계, 수술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추가 정밀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CT 촬영 검사인데요, 몸속을 3D로 볼 수 있어 초음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고, 수술 전 전체적인 상태 평가에 도움이 됩니다.

(*해당 환자는 CT 촬영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아이는 초음파에서 담낭 점액종이 강하게 의심되었고, 저희 #SD동물의료센터 의 김규창 외과 원장님께서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담낭 절제술,

담낭만 떼면 끝이 아닙니다.

담낭 절제술이라고 하면 담낭만 제거하면 끝나는 간단한 수술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아이의 경우는 조금 달랐습니다.

수술 중 확인했을 때 간은 전반적으로 커져있었고, 담낭과 담낭관 주변으로 간과 횡격막의 유착이 확인되었습니다.

*유착이란, 염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원래는 붙어있지 않아야 할 조직들이 서로 달라붙어 버린 상태를 말합니다. 오래된 상처에 딱지가 생기듯, 만성 염증이 있는 부위에서는 주변 장기들이 서로 엉겨 붙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거 중인 담낭, (징그러울 수 있어 AI 사진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제거 중인 담낭, (징그러울 수 있어 AI 사진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제거 중인 담낭, (징그러울 수 있어 ai 사진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이러한 유착이 있을 때에는 담낭을 분리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무리하게 진행하면 출혈이나 담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 시야를 충분히 확보하면서 세밀하게 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수술 중 심한 유착으로 인한 출혈이 있었고, 담낭관까지 조심스럽게 접근한 뒤 담낭을 안전하게 제거했습니다.

담낭 속에서 나온 내용물들 (흘러갈 수 없을 정도로 꾸덕꾸덕해진 모습)

담낭 속에서 나온 내용물들

(흘러갈 수 없을 정도로 꾸덕꾸덕해진 모습)

담낭 제거 후에는 담즙이 장으로 잘 흐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담도 세척(normograde choledochal flushing)을 진행했습니다. 담낭을 제거해도 담도 안에 슬러지(찌꺼기)가 남아 있거나 흐름이 막혀 있다면 문제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세척 과정에서 담도 안에 뚜렷한 슬러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담도 개통성을 확보한 뒤 수술을 마무리했습니다. :)

수술 후 회복 과정

수술이 잘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 후에는 간 수치, 빌리루빈, 염증수치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입원관리를 진행했습니다.

입원 6일차, 수술 후 4일째 되는 날 아이는 퇴원할 수 있었고, 이후 재진에서도 식욕과 활력은 양호하였습니다. 한 달 뒤 재검에서 수술 전 3000 이상까지 치솟았었던 ALP는 252까지 감소하였으며, 그 외 간 수치들은 정상 범위로 확인되었습니다.

담낭 점액종은 발견 시점이 정말 중요한 질환입니다. 담낭이 터지기 전에 발견되면 계획 수술과 집중 관리로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파열 이후에는 복막염, 패혈증, 쇼크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훨씬 위험한 상황이 됩니다.

자주 주시는 질문들

  • 간 수치가 조금 높으면 꼭 담낭 문제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간 수치는 간염, 담낭 질환, 호르몬 질환, 약물, 노령성 변화, 식이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 수치 상승이 반복되거나 ALP가 지속적으로 높다면, 복부초음파를 통해 담낭과 담도 상태를 함께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담낭 점액종은 약으로 치료할 수 있나요?

초기 단계에서는 내과적 관리로 경과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담낭이 많이 팽창했거나, 담도 폐색이 의심되거나, 파열 가능성이 있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번 아이처럼 빌리루빈이 상승하고 담도 폐색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기다리는 것보다 빠른 수술적 개입이 더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 담낭을 제거해도 괜찮나요?

담낭은 담즙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장기는 아닙니다. 담낭을 제거한 뒤에도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도를 통해 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다만 수술 후에는 저지방 식이, 간 수치 모니터링, 소화기 증상 관찰이 필요합니다.

  • 수술 후에도 간 수치가 바로 정상화되나요?

수술 직후에는 간 수치가 일시적으로 높게 유지되거나 변동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전체적인 추세입니다. 이번 아이도 ALP는 퇴원 시점까지 높게 남아 있었지만, 빌리루빈과 CRP가 빠르게 안정화되었고, 이후 재검에서 간 수치가 점차 정상화되었습니다.

이번 아이는 "원래 간 수치가 조금 높던 아이"였습니다. 가끔 구토를 하긴 했지만, 보호자분이 보기에는 크게 아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조금 높던 간 수치"뒤에서 담낭점액종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고, 수술 중에는 주변 조직과의 심한 유착까지 확인되었습니다. 다행히 담낭이 파열되기 전 수술적 치료가 진행되었고, 담도 개통성을 확인한 뒤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간 수치 상승은 단순히 "간이 조금 안 좋다"로 끝나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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