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D 동물의료센터입니다. :)
오늘은 11살 슈나우저 환자의 거대 지방종 수술 케이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보호자분들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원래 있던 혹인데 점점 커져요."
"말랑하니까 괜찮지 않나요?"
"지방종은 그냥 둬도 된다고 들었어요."
보호자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
지방종은 양성 종양이라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습니다만, 오늘 소개해 드릴 환자의 사례를 통해 알려드리고 싶은 건, 양성이라고 해서 '무조건' 그냥 둬도 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방치할수록 수술 범위가 커지고, 완전 절제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 강아지 해당 환자 정보]
나이 : 11살
체중 : 7.6Kg
견종 : 슈나우저
원래 있던 혹인데,
점점 커지고 있어요.
해당 환자의 보호자분께서 처음 혹을 발견한 건 5년 전, 5~6살 무렵이었습니다. 처음엔 작고 말랑한 혹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혹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손으로 살짝 만져지는 정도였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눈으로도 확연히 보일 만큼 커져있었습니다.
지방종이란 무엇인가요?
지방종은 지방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뭉쳐서 만들어진 덩어리입니다. 악성 종양, 즉 암이 아닌 양성 종양이기 때문에 다른 장기로 전이되거나 생명을 직접 위협하지는 않습니다. 이후엔 편하게 지방종으로 부르겠습니다. :)
지방종은 노령견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슈나우저, 래브라도 리트리버, 코카 스파니엘 같은 품종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말랑말랑하고 피부 아래에서 잘 움직이며, 천천히 자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보호자분들이 "양성이니까 그냥 둬도 된다"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지방종이 다 똑같은 건 아닙니다.
단순 지방종 vs 침윤성 지방종
지방종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단순 지방종과 침윤성 지방종을 설명한 그림
단순 지방종(Simple lipoma)은 주변 조직과 경계가 명확하고, 껍질처럼 얇은 막으로 감싸여 있습니다. 수술로 제거할 때 그 막을 따라 깔끔하게 분리할 수 있어, 마치 껍질째 쏙 빠지는 젤리처럼 비교적 수월하게 제거됩니다.
반면 침윤성 지방종(Infiltrative lipoma)은 다릅니다. 이름처럼 주변 근육 사이사이로 파고들며 자라는 지방종입니다. 경계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가 훨씬 어렵고, 제거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단순 지방종보다 높습니다.
해당 환자의 경우 주변 근육으로 파고 들어간 가능성이 있어, 침윤성 지방종이 의심되는 상태였습니다.
이럴 땐, 지방종이라도 병원에 오셔야 합니다.
지방종은 초기에 통증이 없고 말랑말랑해서 보호자분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래 상황에 해당된다면 한 번쯤 정밀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천천히 자라더라도 크기가 계속 증가한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혹이 잘 움직이지 않고, 단단하게 고정된 느낌이다.
주변 조직과 유착(달라붙음)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의 크기가 5cm 이상이다.
클수록 근육에 파고드는 침습 가능성이 높아지고 수술 범위도 커집니다.
걸음걸이가 어색하거나 움직임이 불편해 보인다.
지방종이 움직임을 방해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이 여러 개고 새로 생기는 것 같다.
슈나우저와 같이 지방종이 잘 생기는 품종은 더욱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환자의 이야기
해당 환자는 11살의 슈나우저입니다. 내원 당시에 양측 몸통과 가슴 부위에 여러 개의 피하 종괴가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우측 종괴는 약 9.3 x 8.5cm 크기의 거대 종괴였습니다. 어른 주먹보다 큰 크기입니다.
해당 환자의 우측 종괴 (약 9.3 x 8.5cm)
해당 종괴에 세침흡인검사(FNA)를 진행했습니다. 이 검사는 주삿바늘로 종괴 안의 내용물을 뽑아내어 어떤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결과에서 세포보다 기름 성분이 주로 흡인되었고, 초음파에서도 피하 지방종 소견이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우측 종괴 내부에는 일부 석회화 음영도 관찰되었습니다.(종괴가 시간이 흐르며 또는 다른 이유로 딱딱해지는 것)
종괴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이미지
해당 환자는 종괴 안에서 '기름'이 나왔습니다.
검사 결과, 지방종 가능성이 높았지만, 종괴 크기가 워낙 커서 전체 범위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근육으로 파고드는 침습의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침윤성 지방종이 의심되는 상태였습니다. 우측 종괴는 근육에 달라붙어있을 가능성(유착)이 높아 완전 절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슈나우저 품종 특성상 지방종 재발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보호자분께 충분히 안내드린 후 수술을 계획했습니다.
초음파로 본 해당 환자의 거대 종괴 (3장을 이어붙였습니다.)
진행되는 검사들
지방종 진단에는 세침흡인검사(FNA)와 초음파 검사가 기본적으로 사용됩니다. 세침흡인검사는 위에서 설명드렸듯, 주삿바늘로 종괴 안의 내용물을 뽑아내어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이며, 해당 환자의 경우 기름 성분이 주로 흡인되었고, 초음파에서도 피하 지방종 소견이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해당 환자와 같이 종괴의 크기가 매우 크거나 근육 침습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세침흡인검사만으로 전체 범위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초음파로 종괴의 깊이와 주변 조직과의 관계를 최대한 확인하고, 수술 과정에서 직접 육안으로 유착(엉겨 붙음) 범위를 파악하며 진행하게 됩니다. 절제된 조직은 조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종괴의 종류를 최종 확인합니다.
해당 환자는 수술 전 혈액검사에서 간 수치 상승(ALP, ALT)과 초음파상 담낭 슬러지도 확인되었습니다. 슈나우저에서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간담도계 이상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며, 마취 및 수술 위험성과 수술 후 지속적인 간담도계 관리 필요성에 대해서도 보호자분께 충분히 안내드렸습니다.
수술 전 해당 환자의 혈액검사
초음파로 본 해당 환자의 담낭(슬러지 확인)
생각보다 큰 수술 범위..
해당 환자는 양측 몸통 종괴와 가슴 부위 종괴 제거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수술 과정에서는 종괴 제거와 함께 주변 조직과 유착(엉겨 붙음) 된 부분을 조심스럽게 박리하는 과정이 동반되었습니다. 절제된 조직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 검사에 의뢰하였습니다.
해당 환자의 지방종 제거, 징그러울 수 있어 ai 이미지로 대체합니다.
가끔, 보호자분들이 수술 후 절개 범위를 보고 "이렇게까지 크게 열어야 했었나요?" 하고 놀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방종 제거는 단순히 혹만 쏙 빼내는 수술이 아닙니다. 특히 종괴가 크거나 주변 조직과 유착이 있는 경우에는 충분한 수술 시야를 확보하고 유착 부위를 안전하게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절개 범위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종괴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 범위는 안전한 절제를 위한 최소한의 범위입니다.
해당 환자의 지방종 제거, 징그러울 수 있어 ai 이미지로 대체합니다.
해당 환자의 조직 검사 결과, 침윤성 지방종
수술 후 다시 부었어요, 장액종?
해당 환자는 수술 이후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회복하였습니다. 다만, 좌측 수술 부위에서 장액종이 발생하여 약 18ml의 액체를 제거하는 처치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환자의 장액
장액종은 수술 후 종괴가 있던 자리를 빈 공간(사강, dead space)이 생기면서 그 공간에 맑은 액체가 차는 현상입니다. 보호자분들이 "수술 부위가 다시 부었어요!" 하며 재발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장액종은 재발이 아닙니다. 특히나, 큰 종괴를 제거한 이후에는 빈 공간이 크게 남기 때문에 장액종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런 이유로 수술 후 활동 제한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많이 움직일수록 그 공간에 액체가 더 잘 차기 때문입니다.
*작은 장액종은 시간이 지나며 몸에 자연스럽게 흡수되지만, 양이 많거나 공간이 크면 흡수가 느리거나 잘 안되는 경우가 있고, 감염이 되면 단순 장액종이 아니라 더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어요.
해당 환자는 드레싱과 활동 제한 관리를 병행하며 모니터링하였고, 수술 후 재검에서 상승되어 있던 간 수치도 점차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현재는 간 보호제를 복용하며 추적 관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지방종은 양성 종양입니다. 하지만 양성이라는 말이, "그냥 둬도 된다"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크기가 작을 때 제거하면 수술이 간단하지만, 커질수록 수술 범위가 커지고 완전 절제가 어려워지며 재발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말랑말랑한 혹이 생겼다면, 그리고 그 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 한 번쯤 정확하게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